민주주의는 선형적으로 발전해나가지 않는다. 오히려 후퇴하기도 한다.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때로 그 제도들이 작동을 하지 않거나, 이를 의도적으로 남용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떤 경우에 민주주의와 그 제도적 장치들은 작동하지 않는가. 그리고 이를 공고화하기 위한 방법은 없는가.
민주주의를 어떻게 세울 것인가, 그리고 독재자들을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지금껏 제3세계 및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이루어졌으며, 이들 국가에서 정치 체제를 세우는 일은 중진국 혹은 선진국에서의 정치와는 전혀 다른 스펙트럼 상의 문제로 다루어졌다. 단순히 물리적 제도를 넘어서 지속가능성과 견고함을 담보하는 거버넌스 마련의 시급성은 더이상 우리 사회와 동떨어진 이야기가 아니다.
앞으로 일련의 논문과 논의들을 중심으로 좋은 정치란 어떠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 틈틈히 정리하며 공부해가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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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쟁'은 단지 물리적 폭력 혹은 무력 전쟁의 상황이라는 제한적 정의를 따를 때, 정치 발전과 사회 안정이라는 장기적인 목표로부터 단절을 겪는다. 사회 내부의 분열 및 갈등 상황을 내포하는 '분쟁'의 해결만이 장기적인 평화를 보장한다. 지금껏 나 스스로 해당 이슈에 대해 제3자라 여기고 관조해왔던 태도에 대해 반성하며, 비분강개의 마음가짐이 본인의 관점을 보다 심화하고 확장하는 데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